아즈망가대왕 이후, 모에 4컷 만화가 크게 발달했다고 얘기되어지는 4컷만화계이지만, 그런 와중에는 이런 훌륭한 부조리 4컷도 있었던 모양이다. 부조리 개그라고 해도, 쉽게 말하자면 실없는 말장난이지만 말이다.

사실 이 분야에서라면 단연 요시다 센샤 씨 같은 분이 유명한 듯 한데, 음 이 분 작품은 소재가 천박하다 아니다를 떠나서, 근본이 천박한 작품이라 조금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 쓴웃음을 짓게 만든달까, 개인적으로는 좀 더 담백한 말장난 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말그대로 실없는 말장난의 연속, 거기에 작가 분 특유의 건조한 분위기까지 더해, 조용한 대화 안에 계속해서 기상천외한 반전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그림 마저도 건조한데, 실제로 모에 케릭터 같은 건 없다. 표지에서도 나타나지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저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횡한 케릭터들은, 모에 케릭터로서 승부를 보는 게 아니다. 진정 개그 센스만으로, 그 반전하나 만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거다. 평범한듯 비범한 사나기를 시작으로, 사나기의 상상력을 지지고 볶아먹는 단짝친구 후유, 성질급한 타카시 군과, 네가티브 사다하루 군. 그 외에도 참 재미있는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만, 아즈망가의 연장에서 그랬던 것과는 전혀다른 방향에서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매력을 강력하게 어필해온다. 그리고 그만한 매력이 있는 셈이다.

뭐, 개그야 말로 그렇지만, 말로 해서 전해질만한 영역은 아닌 것 같고, 마침 Promi 님이 번역하신 시카와 유우키 씨의 마작만화가 있기에, 그 분위기는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아, 정말 머리가 아파질 정도로 웃으면서 본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더라도, 마시마로는 마시마로, 재능은 재능인 셈이네요. 가끔씩 정말 재미있게 본 책의 다음 권을 들고 있으면 이게 정말 재미있었던 걸까 하는 조바심을 느끼곤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명작이랄까요, 한 발 양보하면 취향인 거겠지만요. 아초오!!

이번에도 단연 미우네요. 왠지 마츠리나 아나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면 하야테처럼에서 하나기쿠나 마리아에게 밀린 나기가 생각나서 왠지 씁쓸해지곤 합니다만, 나기는 그렇다 쳐도 아무래도 마시마로는 미우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작품이니까요. 미우가 없으면 너무 조용해질 거 같아요. 아니, 실제로 그런 화수도 있습니다만, 49화 두근두근 발렌타인. 발렌타인을 맞이해서 노부에-대장이 아이들에게 초콜릿를 받는다는 이야기인데 미우는 배가 아프다고 옆에서 이상한 포즈로 침묵하고 있죠.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실로 별 일 없고 조용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죠. 미우가 없으면 얘네들은 한없이 조용할 따름입니다. 아니, 미우의 존재는 그 옆에 이상한 포즈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재미있습니다만 ㅡ 이게 정말로 굉장합니다...;

미우가 있기에 비로소 아나는 비명을 지르고 마츠리는 바닥을 뒹굴거리고 노부에는 폭력을 휘두르고 치카는 딴지를 거는 셈이니까요. 단연 이 작품은 미우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겁니다. 그들의 조용한 일상에 보내는 미우의 외침이란, 사일런트!!!

가 되는 걸까요. 미우는 몸을 아끼지 않는 개그맨이죠. 미우에게 있어서는 아마 자기 자신이 중요하다기보다도 아마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개그의 도구로 쓸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우가 민폐라는 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리턴 효과조차도 염두해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웃기기 위해서라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게다가 일말의 악의도 없이 행동으로 옮길 따름이죠. 그렇다는 건, 다른 케릭터들을 휘두르는 게 미우라는 얘기고, 이 작품의 케릭터들의 관계는 전혀 수평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죠. 미우는......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6권도 하루 속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5권, 몇 년만인 거냐! 이래서야 정말 '대망의'라는 단어가 어울려져버리는 셈이니까요. 그런 수식어, 단연코 필요없어요.
Comments
2007-08-07 23:12
난 코믹보단, 애니 2기가 나왔으면 좋겠어.
2007-08-07 23:19
왜, OVA 나오잖아.

뭐, 개인적으론 최악이었다고 생각하지만...
Category: 만화 Date: 2007-08-01 12:47
바니즈 x 1 만화 x 409 2006만화 x 62 카사베 테츠 x 1 IKKI x 17 단편집 x 38 원서 x 120 개그 만화 x 28 외계인 x 1 UFO x 1 조난 x 1 무인도 x 1 교육 x 34 상식 x 6 ☆☆☆☆☆ x 93 군대 x 17 전쟁 x 23 쇼우갓칸 x 46 SF 만화 x 56
카사베 테츠 씨의 단편집. 기대는 했습니다만, 막상 표지를 보고 있어도 뿜어져나오는 건조한 분위기에 재미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집이었습니다.

섬 일가. 조난한 일본의 높으신 분이 어느 무인도에서 기묘한 가족과 대면하게 되는 이야기. 재미있게도 그 가족은 스스로 이주해와서 살고 있다고 말하죠. 이 대사가 정말 좋았죠. '특이한 가족분들이네요', '아라, 특이한 건 그 쪽이 아니고요?', '네?', '어째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지 않는 거죠?' (17p) 라고, 그리고 베드 인. 아니, 침대 같은 건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었던 건 요새 왜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평생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없다거나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거나 하니까요. 정말 그런가, 하면 역시 그렇지만도 않아서... 무인도의 일가도 그렇습니다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난당한 그는 그 섬에서 처음 탁 트인 정경을 바라보게 된 게 아닐까 하는, 그게 그가 말한 커다랗다는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에듀케이션 프롬 아터 스페이스. 미즈나1를 사러 지구에 나온 오사카 방언을 쓰는 외계인과 집을 보던 요시오 소년의 이야기. 인간 왜 그리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건가 하면, 부모 왈. 뒤쳐질까 걱정되잖아요. 라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런 대답이 돌아오는 건 어떻게 생각하면 상식적인 걸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상식적인 강요 속에서 아이는 자라나고, 하지만 역시 상식이 없다면 열심히 살아갈 이유도 없는 거겠죠. 외계인은 요시오에게 자신과 함께 그런 상식이 없는 세계로 떠나자고 말하죠. 그리고 부모가 돌아오고, '시끄러! 너희들이 처음부터 요시오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해봤다면, 이런 일이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37p) 그리고 요시오 군은 부모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나갑니다.......

게임 큐브를 가지러. 지구여, 바이바이~

위생하사관. 츠게 요시하루? 이 작품하고, 뒤에 호랑이의 문하고는 뭐랄까, 왠지 모를 츠게 요시하루 씨의 분위기가 듬뿍 느껴졌습니다. 특히 결말의 그 뭉글뭉글한 느낌이 말이죠. 사실 그 느낌이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츠게 요시하루 씨 작품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어쨌거나, 매일 반복되는 전쟁과 휴전. 전사자와 보충 되는 새로운 전우들. 그리고 그 안에서 주인공은 문득 이런 생각에 다다르게 됩니다. 군인이라는 건 소모품이 아닐까? 이야기 자체는 제가 엄청 좋아할법한 이야기죠.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 사람들이 소모품일리가 없다. 소모품일리가 없는데..... 소모품이다. 그런 느낌의. 아, 아니군요. 소모품이어서는 안 되는데, 소모품이다 하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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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우주 민속학자, 엽기 과학자, 상경한 애니메이터 지망 소년 이야기를 다룬 작품 등등 전부 해서 9편 수록, 게재 간격이 큰 것도 아닌데,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다른 분위기들이 풍기는 게 여러가지를 해보려고 하는 것도 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건조한 건 분명 사실입니다. 작품 자체가 재미있다거나 개그라거나 한 것과는 또 다릅니다만, 띠지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탈력 리듬이라고 하는, 그건 그것대로 좋은 비유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개그라기보다는 풍자로서,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기상천외한, 건조한데 기상천외? 이것도 또 기묘한 조합입니다만, 그만큼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1 배추와 비슷한 야채라고 하는군요.